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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길 지하철 플랫폼, 차를 기다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봅니다. 이미 이런 풍경은 낯설지 않게 된 지 오래입니다. 기다리는 것은 너무 지루하니까요. 심지어는 앉을 곳 하나 없이 빽빽하게 사람들로 꽉 찬 열차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수하며,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모바일의 시대이고, “Any Time, Any Where” 가 상투적으로 느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으로 모바일의 혜택을 받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모바일 동영상, 웹 서핑, 음악 스트리밍 등 다양한 형태의 재미난 엔터테인먼트 거리가 있지만, 우리의 출근길은 여전히 많은 간섭을 받습니다. 아침에 출근길에서 보는 동영상이 제대로 끊김 없이 재생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조금 끊기더라도 튕겨나가지 않고 끝까지 무사히 볼 수 있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재미있는 컨텐츠를 찾아서 바로 보고 싶지만,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출·퇴근 길의 지루함을 단순한 게임을 하면서 달래거나, 아니면 이미 다운로드 받아놓은 영상을 보거나, 그냥 카카오톡만 하게 됩니다. 즉, 원하는 만큼 실컷 재미나게 누릴 수 없다는 것이죠.
이러한 모바일 UX의 품질 저하, 자꾸 끊기고 튕기고 (플레이어나 앱이 종료되는 경우) 멈추고 하는 것들을 우리는 왜 겪어야만 하는 걸까요? 서버 시스템 문제일까요, 아니면 단말기 성능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사실 가장 주요한 원인은 네트웍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서는 Wi-Fi 또는 Cellular 네트웍을 사용하는데, 이것들이 갖고 있는 한계 때문이지요.
지하철 객차 안에는 각 통신사의 Wi-Fi AP (Access Point) 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이 AP에 접속하여 Wi-Fi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AP는 뭣 하러 설치한 것인지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가끔 잘 되는 것 같다가도,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AP가 감당하지 못해 통신이 잘 안되고, 또한 갑자기 신호가 약해져서 접속이 잘 안되거나 해 봐야 소용이 없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Wi-Fi 그냥 끄고 살아갑니다.
이는 Wi-Fi가 “변덕쟁이” 특성을 타고 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Wi-Fi 신호는 너무나 심하게 왔다 갔다 합니다. 우리가 자주 보는 기술 문서의 단골 표현 “fluctuation” 은 Wi-Fi 신호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Wi-Fi의 신호가 얼마나 변덕을 부리면서,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Wi-Fi에 접속된 상태에서는 원하는 만큼 안정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즐길 수가 없습니다. 웹서핑을 한다고 해도 중간에 에러가 종종 발생하고, 특히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에서 Wi-Fi만으로 고화질의 모바일 비디오를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와이파이 망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앞으로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망 특성 상 저 “변덕쟁이” 특성은 여전할 수밖에 없고, 더구나 Cellular와는 달리 우리가 특별히 돈을 지불하지 않는 와이파이 망을 누가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서 안정적으로 만들어 줄 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림 1. 서울 강남역 근처 한 장소에서 자체 측정한 Wi-Fi 속도 - 속도 변화가 매우 심한 Wi-Fi
그러면 사람들이 보통 3G, LTE라 부르는 Cellular 네트워크는 어떠할까요? 3G는 네트웍 속도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LTE는 그럭저럭 꽤 좋은 것 같습니다. Cellular는 Wi-Fi에 비해 안정적인 신호 패턴을 보이며, 특히 우리 나라의 LTE 서비스는 도심에서는 사용자들이 거의 불만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모바일 품질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Wi-Fi를 꺼 버리는 사람들이 있고, LTE만 사용하거나, 아니면 꼭 필요할 때 이외에는 아예 모바일 네트웍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LTE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바로 “요금 폭탄” 입니다. 3G 시절에는 무제한 요금제 덕분에 큰 걱정 없이 살았는데, LTE가 등장하면서부터 다시 데이터 사용량 감시 앱을 깔기 시작했고, 안심 요금제에 가입하거나 리필 쿠폰을 찾아 다니는 등, 뭔가 다시 요금에 대해서 압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LTE망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그 요금 폭탄에 대한 두려움으로 생기는 불안함 입니다. 만약에 매일 출근길에 보통 화질의(1Mbps정도) 드라마나 영화를 50분 정도씩 본다고 가정했을 때, 아마 2주가 채 되지 않아서 바로 LTE Data양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문자를 받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월말까지는 그 불안함에 동영상은 포기하고 근근이 웹서핑과 카카오톡 정도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림 2. LTE 데이터 요금 폭탄
이렇듯,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네트워크는 뭔가 부족합니다. Wi-Fi는 변덕이 심하고, LTE는 너무 비쌉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족한 상황을 인내하고 적당히 포기하면서,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것을 못 보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잘 생각해 보면, Wi-Fi나 Cellular는 혼자이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고, 이 둘을 적절히 같이 쓸 수 있다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망을 같이 쓴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Wi-Fi가 좋을 때는 Wi-Fi를 쓰고,
Wi-Fi가 안 좋을 때만 Cellular를 쓰는 것,
그리고 Wi-Fi가 약간 부족할 때는 Cellular를 같이 보충해서 쓰는 것.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모바일로 동영상을 보거나 할 때, 일단 주변에 있는 가장 좋은 Wi-Fi를 찾아서 연결을 하고, Wi-Fi로는 동영상을 보기에 속도가 안 나오면 딱 부족한 만큼만 Cellular를 보충해서 동시에 쓰고, Wi-Fi 속도가 아예 안 나오거나 Wi-Fi가 없으면 Cellular로 전환하고, 그러다가 다시 좋은 Wi-Fi를 만나면 다시 붙여주고. 중요한 것은 이 복잡한 과정들을 사용자가 일일이 하는 것은 귀찮기도 하고, 실제로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동으로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해주는 시스템이나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그리고 인텔리전트 하게 해준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모바일에서 Wi-Fi와 Cellular 두 망을 같이 쓴다는 것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같이’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다음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모바일 서비스에서 두 망을 같이 쓸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나 솔루션이 어떤 기술을 이용하고 있고, 실제로 각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서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에어플러그 회사 소개
㈜에어플러그(공동대표 : 구준모, 강익춘, http://www.airplug.com) 는 무선 환경의 멀티미디어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2010년 6월 설립 되었습니다. 네트워크와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정통한 전문 엔지니어들로 구성되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아 실리콘밸리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낸 기술 중심의 벤처 기업입니다. 다수의 특허를 기반으로, 무선 환경에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안정적이고 높은 품질로 제공하기 위한 Wi-Fi, 3G/LTE 결합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하였고, 국내외 다수 사업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잘 봤습니다. 2편이 기대되는 데, 언제 나오나요?
잘 보았습니다. 기대가 되는 글이네요!
모바일 개발자들에게 아주 유용한 글입니다.
다음편이 기대됩니다.^^